
재무팀에서 급여대장을 짜다 보면 비과세 칸을 직접 손으로 넣습니다. 식대 20만원, 자가운전보조금 20만원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이게 그냥 "세금 조금 덜 떼는 칸"이 아니라는 걸 연말정산 시즌에야 실감했습니다.
비과세로 잡힌 금액은 총급여에서 빠집니다. 그리고 연말정산 공제 대부분이 이 총급여를 기준으로 되고 안 되고가 갈립니다. 월세 세액공제는 총급여 8,000만원 이하, 주택청약저축 공제는 7,000만원 이하가 커트라인입니다.
그래서 연봉 8,150만원인 사람이 식대를 비과세로 제대로 받으면 총급여가 7,910만원이 되어 월세 공제를 받고, 회사가 식대를 과세로 처리했으면 8,150만원이라 공제가 통째로 0원이 됩니다. 급여명세서 한 칸 차이로요.
내 명세서를 열어서 확인하는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단계. 명세서에서 비과세 칸부터 찾습니다
급여명세서에 지급 항목이 쭉 나열되는데, 그중 비과세로 분류되는 건 정해져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흔한 건 세 가지입니다.
| 항목 | 한도 | 연간 |
| 식대 | 월 20만원 | 240만원 |
| 자가운전보조금 | 월 20만원 | 240만원 |
| 보육수당 (6세 이하 자녀) | 자녀 1명당 월 20만원 | 자녀 1명 240만원 |
보육수당은 2026년부터 달라진 부분입니다. 예전에는 자녀가 몇 명이든 월 20만원이 한도였는데, 자녀 1명당 월 20만원으로 바뀌었습니다. 6세 이하 자녀가 둘이면 월 40만원까지 비과세입니다.
근거는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이고, 식대는 시행령 제17조의2, 자가운전보조금은 시행령 제12조에 요건이 들어 있습니다.

2단계. 총급여를 계산합니다
총급여는 1년간 받은 근로소득에서 비과세소득을 뺀 금액입니다. 실수령액이 아니라 4대보험과 세금을 떼기 전 세전 금액이고, 상여금·성과급·명절 휴가비가 전부 포함됩니다. 복지포인트도 근로소득으로 봐서 들어갑니다.
💡 총급여 = (기본급 + 상여 + 수당 + 복지포인트) − 비과세소득
계산이 번거로우면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를 쓰거나, 회사 급여 시스템의 원천징수부에서 올해 누적 금액을 조회하면 됩니다. 재무팀에 물어보셔도 됩니다. 저도 직원분들이 물어보면 그 화면을 봅니다.
3단계. 공제 문턱과 대조합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총급여가 특정 숫자를 넘느냐로 공제가 아예 갈리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 공제 | 기준 |
| 월세 세액공제 | 총급여 8,000만원 이하 (5,500만원 이하면 공제율 17%) |
| 주택청약저축 소득공제 | 총급여 7,000만원 이하 |
| 의료비 세액공제 | 총급여의 3% 초과분부터 |
| 신용카드 소득공제 | 총급여의 25% 초과분부터 |
앞의 둘은 넘으면 0원입니다. 뒤의 둘은 총급여가 낮아질수록 문턱도 같이 낮아져서 공제 대상 금액이 늘어납니다.
연봉 8,150만원인 경우로 계산해봤습니다.
| 상황 | 총급여 | 월세 공제 |
| 회사가 식대를 과세로 처리 | 8,150만원 | 불가 (0원) |
| 식대만 비과세 | 7,910만원 | 가능 |
| 식대 + 자가운전보조금 | 7,670만원 | 가능 |
월세를 연 1,000만원 내고 있다면 공제액이 150만원입니다. 명세서 한 줄 때문에 150만원을 받느냐 0원이냐가 갈리는 겁니다.
의료비도 같이 움직입니다. 의료비를 250만원 썼다고 하면 총급여 8,150만원일 때는 문턱이 244만 5,000원이라 공제 대상이 5만 5,000원밖에 안 되는데, 총급여 7,670만원이면 문턱이 230만 1,000원으로 내려가 공제 대상이 19만 9,000원으로 늘어납니다.

4단계. 비과세가 깨지는 경우를 확인합니다
명세서에 비과세로 적혀 있다고 다 인정되는 게 아닙니다. 요건을 못 맞추면 과세로 돌아가고, 그만큼 총급여가 올라갑니다.
식대 — 회사가 밥을 주면서 현금 식대도 주면 전액 과세입니다. 일부가 아니라 전액입니다. 구내식당이나 식권으로 현물 식사를 제공받는데 현금 식대까지 받고 있다면 그 240만원이 그대로 총급여에 붙습니다. 다만 식대를 일률적으로 받는 사람이 야근 때 별도로 제공받는 식사는 추가로 비과세됩니다.
자가운전보조금 — 조건이 네 개 다 맞아야 합니다. 본인 소유이거나 본인 명의로 임차한 차량일 것, 본인이 직접 운전할 것, 업무에 사용할 것, 그리고 시내 출장 실비를 따로 받지 않을 것입니다.
⚠️ 차량 명의에서 많이 걸립니다. 배우자 단독명의 차량은 안 됩니다. 배우자와 공동명의는 되지만, 부모나 자녀와의 공동명의는 안 됩니다. 부부가 각자 본인 차를 업무에 쓰면 각자 월 20만원씩 비과세받을 수 있습니다.
주유비나 통행료를 실비로 따로 정산받으면서 자가운전보조금도 받는 경우도 요건에 어긋납니다. 둘 중 하나만 가능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내 명세서에 식대 항목이 아예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회사가 급여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의 문제라 근로자가 임의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식대를 비과세로 두려면 급여 규정이나 근로계약서에 지급 기준이 있어야 하므로, 총액은 그대로 두고 항목만 나누는 게 가능한지 인사·재무 담당자에게 문의해볼 수는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4대보험료 부담이 줄어드는 쪽이라 거절할 이유가 적습니다.
비과세를 늘리면 무조건 이득인가요?
세금과 4대보험료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다만 총급여가 낮게 잡히면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한도 산정, 연말정산 환급과 별개로 소득을 증빙해야 하는 상황에서 불리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납부액이 줄어 나중에 받는 연금액도 조금 줄어듭니다. 지금 당장의 세금만 보고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이 자료는 믿을 수 있나요?
비과세 항목과 요건은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12조·제17조의2가 근거입니다. 2026년 보육수당 확대는 한국세정신문의 「2026년부터 달라지는 조세제도」 기사에서 확인했고, 자가운전보조금 명의 요건은 급여 실무 자료로 교차 확인했습니다. 표의 총급여와 공제액은 제가 직접 계산했습니다.
정리하자면, 비과세는 세금을 조금 덜 떼는 칸이 아니라 내 총급여를 결정하는 칸입니다. 그리고 그 총급여가 월세 공제와 청약 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를 한 줄로 가릅니다. 연봉이 8,000만원 언저리거나 7,000만원 언저리라면 이 차이가 특히 큽니다.
오늘 할 일은 하나입니다. 급여명세서를 열어서 식대와 자가운전보조금이 비과세로 잡혀 있는지, 회사 밥을 먹으면서 식대를 현금으로도 받고 있지는 않은지, 업무용으로 쓰는 차가 내 명의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1분이면 됩니다. 어긋난 게 있으면 올해 안에 정리해야 이번 연말정산에 반영됩니다.
유의사항
비과세 적용 여부는 회사의 급여 규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명세서에 비과세로 표기되어 있어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과세로 정정될 수 있습니다. 본문의 총급여와 공제액은 비교를 위해 단순화한 계산이라 실제 결과는 다른 공제 항목과 과세표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급여 항목 구성 변경은 회사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며, 개별 적용 여부는 회사 담당자나 국세상담센터(126)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출처
한국세정신문(2025-12-31 「2026년부터 달라지는 조세제도」), 급여 실무 자료, 소득세법 제12조 제3호·시행령 제12조·제17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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